• 최종편집 2025-04-0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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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된다. 예상대로 그는 많은 것을 준비했고, 많은 것을 쏟아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뉴스는 그의 차지였다. 이제 그의 선공에 대응할 시간이다. 지난 한 달을 돌이켜보고 세계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우리는 어떻게 할지 짚어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행사 중 군중에게 손짓하며 인사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대화하고 협력할 것이나 절대 종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1.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을 맞닥뜨린 세계는 '조용한 저항'을 택하고 있다. 미국의 이익을 앞세운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을 이미 경험한 만큼, 트럼프의 도발에 정면으로 반격하기보다는 표면적으로는 순응하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실리를 챙기는 흐름이다.
 
 
8년 전 "트럼프, 구역질나고 어리석다"던 세계
 
 
8년 전 1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에선 '트럼프의 미국'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특히 유럽은 트럼프의 당선 직전까지 맹공했다. 당시 프랑스의 올랑드 프랑수아 대통령은 "트럼프의 과도한 언행에 구역질난다"고 했고, 마뉘엘 발스 총리는 트럼프는 "의심할 여지 없이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는 "트럼프와 같은 극우 포퓰리스트는 평화와 사회통합, 경제발전의 위협"이라 비판했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분열을 조장하고 어리석으며 잘못됐다"고 폄하했다.

미국의 이웃나라도 '반트럼프' 정서가 뚜렷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인은 공포와 분열의 정치를 단호하게 배격한다"고 말했고,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우리는 수십년에 걸쳐 이룬 것을 파괴하고 없애려는 대중영합적이고 선동적인 정치인을 목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25% 수준일 것이라면서 "미국에 공장 지으면 무관세"라고 말했다. 2025.02.19.
오히려 트럼프를 비판하지 않는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독일 앙헬라 메르켈 총리는 전세계 언론의 질문에도 끝까지 트럼프에 대한 논평을 삼가며 '전략적 침묵'을 택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칭찬했다. 이를 바라보는 자국 내 여론은 곱지 않았다.
 
 
돌아온 트럼프에 "다시 만나 영광, 강력하다" 찬사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은 세계는 한층 침착해졌다. 8년 전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던 트뤼도는 작년 말 트럼프의 플로리다 자택을 방문한 뒤 X에 기념사진을 올리며 "지난밤 저녁 식사에 감사하고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관세폭탄을 투하했지만, 트뤼도는 "펜타닐 차르를 임명하고, 국경을 감시하겠다"면서 인내했다. 유럽의 반트럼프 정서도 누그러졌다. 일례로 트럼프와 사사건건 충돌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트럼프를 초대해 "프랑스인들이 5년 만에 당신을 다시 맞이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사진집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2.08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8년 전 아베 못지 않은 '아부의 기술'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후 이시바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첫 인상' 질문에 "TV에서는 무섭고 강한 성격으로 보였는데, 실제 만나보니 매우 진지하고 강력한 인물이었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발언에 트럼프가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일본은 1조달러 대미 투자 등 줄 건 주는 대신 직접적 관세 공격을 피하고 안보 확언을 받는 등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담 직후 NHK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44%로 한 달 전보다 5%p 올랐다.

멕시코는 국내외에서 트럼프를 상대하는 '좋은 예'로 꼽혔다. 취임 5개월째인 '초보'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미국과의 국경에 군 병력 1만명을 늘려 마약과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기로 하며, 캐나다보다 먼저 트럼프의 관세폭탄을 1개월 유예했다. 특히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며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말을 했는지보다, 무엇에 서명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유예 당시 양국 정상 간 통화와 관련된 한 인사는 NYT에 "트럼프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셰인바움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트럼프가 멕시코만 명칭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꾼 것 관련해 "미국을 '아메리카 멕시카나'라고 불러야 한다"며 할말은 하고, 관세 공격에 대해서는 '플랜B'가 있다며 카드를 쥐고만 있는 등 노련함도 보인다.

 
 
"트럼프도 영원하지 않아"…전략적 인내
 
 
트럼프를 향한 세계 지도자의 '말말말'
세계 각국의 '로우키(low-key)' 대응을 트럼프식 미치광이 외교 전술이 성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존 알터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기고문에서 각국의 인내에 대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의 비용이 크고 때로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일부 국가는 미국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지 않은 채 조용히 저항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터먼 부소장은 또 "여러 국가는 단기적인 작은 양보로 미국의 시야에서 벗어난 뒤 트럼프 정책이 저항에 직면할 때를 기다리고,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레임덕'이 찾아오면 전통에 입각한 미국의 정책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각국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인 미국의 대안을 찾으며 "미국이 보호국 아닌 강력한 경쟁자라는 생각을 내면화하면"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 반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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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들의 '트럼프 2.0'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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